천안 각원사에서 만나는 봄의 마지막 벚꽃
겹벚꽃과 연등의 향연 속에서 조용히 봄을 마주하다
벚꽃이 한창이던 3월 말과 4월 초, 분홍빛의 봄을 놓쳐 아쉬운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이 바로 그 아쉬움을 달랠 기회예요.
4월 중순부터 만개하는 겹벚꽃, 그리고 연등으로 수놓인 사찰 풍경이 어우러지는 곳,
바로 충청남도 천안의 각원사입니다.
연못 위로 피어난 연등의 소원들
초파일이 머지않아서일까요? 각원사 초입의 연못 연화지에는
세상 모든 이들의 안녕과 평화를 담은 연등들이 물 위에 아름답게 떠 있었습니다.
동자승 모양의 귀여운 등부터 색색의 전통 연등까지, 초록 숲과 어우러진 그 풍경은
예쁘기도 하고,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했어요.
역사보다 풍경이 더 오래 기억될 사찰
각원사는 1975년에 창건된 비교적 젊은 사찰이지만,
천안 12경 중 제6경으로 꼽힐 만큼 경관이 수려한 곳이에요.
고려 태조와 관련된 설화를 품은 태조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웅장하고 정갈한 전각들이 봄꽃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사찰 곳곳은 연등과 꽃들로 한창 장식되어, 다가오는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어요.
연등, 빛으로 피어나는 기원의 물결
국내 최대 규모의 대웅보전 앞마당에는 말 그대로 연등의 바다!
형형색색 연등들이 물결을 이루며 각원사라는 글귀를 패턴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낮에도 장관이지만, 밤이 되면 이 연등에 불이 하나하나 켜져
사찰 전체가 환상의 공간으로 바뀐다고 해요. 다음에는 꼭 야경도 보고 싶어졌습니다.
수양벚꽃 아래 인생샷 한 장
산신전 앞은 수양벚꽃이 팝콘처럼 피어 장관을 이뤘어요.
축축 늘어진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에는 줄지어 선 사람들.
모두들 이 풍경을 배경으로 봄의 인생샷을 남기고 있었어요.
버들벚꽃 사이를 걷는 동안, 마치 다른 계절로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신은 불교의 신이 아니라 우리 민간신앙 속 산신,
불교가 우리 땅에 정착하면서 공존하게 된 존재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전통과 지금이 공존하는 공간임을 더 깊이 느꼈답니다.
웅장함과 평온함이 공존하는 중심
각원사의 중심 전각인 대웅보전은 규모도 국내 최대이자 내부에 모셔진 석가모니불의 위엄도 대단했어요.
‘대웅’이란 말은 부처님을 높여 부르는 말이고,
‘보전’은 그 뜻을 한층 높여 표현한 이름이라고 해요.
그만큼 경건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었습니다.
겹벚꽃으로 에워싸인 부처님의 미소
계단을 따라 오르면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불상,
바로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좌불상, ‘남북통일기원청동대불’입니다.
높이 15m, 무게 60톤의 이 불상은 아미타불상을 모시고 있으며,
그 온화한 미소 뒤로는 겹벚꽃들이 활짝 피어 더욱 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어요.
4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는 이곳이 겹벚꽃의 성지라 불릴 만큼 아름답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사이에서 부처님의 자비가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4월의 마지막 벚꽃, 아직 늦지 않았어요
이번 주말까지는 만개한 겹벚꽃과 흩날리는 꽃비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어요.
겹벚꽃은 꽃잎이 풍성해서 바람이 불면 마치 눈처럼 쏟아지는 모습이 장관이에요.
수양버들 사이를 스치는 벚꽃비, 그 속에서 조용히 봄의 끝자락을 느껴보세요.
벚꽃은 지나갔지만, 각원사에서는 아직도 봄이 한창입니다.
고요한 사찰, 색색의 연등, 그리고 겹벚꽃의 눈부신 풍경.
이 봄, 마음이 머물고 싶은 단 하나의 장소가 있다면
그건 바로 천안 각원사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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