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봄의 층을 걷다
2025 사천 청룡사 겹벚꽃 축제 후기
봄이 어느 정도 익었다고 생각했던 4월 중순,
아직은 ‘꽃이 남아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찾은 곳—
경남 사천 청룡사.
하지만 이곳의 봄은 이제 막 절정을 맞고 있었어요.
얇은 벚꽃잎이 아닌,
겹겹이 쌓인 겹벚꽃이 화사하게 터져 나와
봄의 마지막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거든요.
꽃이 겹쳐 마음이 겹쳐지는 길
청룡사로 오르는 산자락 길,
먼발치부터 분홍빛 솜사탕 같은 풍경이 펼쳐졌어요.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피어난 듯
가느다란 가지마다 풍성하게 매달린 겹벚꽃이
하늘을 가리고, 바람을 기다리고,
그리고 나를 반겨주고 있었어요.
겹벚꽃은 벚꽃보다 늦게 피고,
그만큼 더 오래, 더 풍성하게 머물다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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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꽃터널은
마치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게 만드는 듯했어요.
그 길을 걸을 땐,
아무 말도 없이 꽃잎만 바라보아도 충분했어요.
산사, 꽃과 고요를 품다
청룡사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만큼 더 아늑하고 깊은 고요를 품은 사찰이에요.
사찰의 고색창연한 기와지붕과
진한 녹음 위로 쏟아지는 겹벚꽃잎들.
그 조화는 참으로 단정하고 따뜻했어요.
마당 한편 작은 탑 옆에선
아이들이 꽃잎을 모아 부는 숨소리도 들렸고,
그 옆 벤치에선 노부부가 나란히 앉아
말없이 꽃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무언의 여유와 평온,
그 모든 풍경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느껴졌어요.
축제는 작고 따뜻하게
이번 제4회 청룡사 겹벚꽃 축제는
2025 사천 방문의 해를 기념해 열렸다고 해요.
사천시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 축제는
화려한 공연이나 북적이는 행사보다는
꽃과 사람, 그리고 공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꾸며져 있었어요.
- 지역 농산물 플리마켓
- 전통차 시음 코너
- 사천 도예가와 함께하는 작은 전시
- 그리고 겹벚꽃 포토존 가득한 산책로까지
모든 것이 소박하고 정겹고,
그런 만큼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봄날의 풍경이었어요.
청룡사 겹벚꽃축제 정보 요약
- 행사명: 제4회 청룡사 겹벚꽃 축제
- 기간: 2025년 4월 11일~ 20일, 4월 16일 기준 겹벚꽃 50%만개
- 장소: 경남 사천시 곤양면 소재 청룡사 일원
- 주요 특징: 겹벚꽃 군락지, 고즈넉한 사찰 산책로, 주민참여형 플리마켓
혹시 올 해 겹벚꽃의 만개시기를 놓치셨다면...
겹벚꽃은 만개 때도 좋지만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에도 꼭 가보시길 추천해요.
이렇게 꽃비가 내리는 꽃길을 걸으실 수 있을꺼에요.
겹겹이 핀 꽃잎 사이를 걷는다는 것,
그건 아마 마음의 두께를 잠시 내려놓는 일일지도 몰라요.
이번 봄,
청룡사에서 겹벚꽃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참 괜찮은 계절을 살았구나—
조용히 그렇게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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