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 내리는 저녁, 봉은사 연등의 빛을 따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져요.
특히 봄밤, 그 보슬비가 등을 타고 스며드는 순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젖어드는 듯해요.
2025년 4월 19일 저녁,
서울 도심 한가운데 조용히 자리한 봉은사에 다녀왔어요.
연등제 기간, 그 빛과 향기 속으로 한 걸음 내디뎠죠.
봉은사 외에 부처님오시는날을 맞이하여 서울내 곳곳에서
연등회 축제가 이어지고 있어요.
아래는 봉은사에서 하는 연등 행렬과 연등회 정보에요.
연등회 기간에는 봉은사의 두얼굴,
은은하면서 화려한 조명과 향긋한 봄꽃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요.
비 오는 날의 봉은사, 더욱 고요하고 깊은 빛
비는 가늘었지만, 연등 하나하나에 맺히는 물방울은
작은 보석처럼 반짝였어요.
대웅전 앞마당엔 형형색색의 연등이 천장을 이루었고,
불빛은 사방으로 부드럽게 퍼졌어요.
사람들 말소리도 빗소리에 묻혀 더 조용히 속삭이는 느낌이었달까요.
경내를 걷는 동안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바닥에 비친 연등 불빛과 부딪히며 만들어낸 반짝임은
정말 잊기 힘든 장면이었어요.
조명이 비춰진 봄꽃의 매력, 은은한 아름다움 연등회는
다음 주 주말까지 함께 즐길 수 있을거 같아요.
봄꽃 개화 상황 – 지금 만날 수 있는 봉은사의 색
생각보다 꽃들이 꽤 남아 있었어요.
소리 없이 피고 지는 봄꽃들이,
봉은사 곳곳을 은근히 물들이고 있었답니다.
겹벚꽃은 만개와 절정을 지나는 경계로 꽃비를 흩날리고 있었어요.
우산 위로도, 바닥 위에도, 겹겹의 꽃잎이 내려앉아
연등과 함께 한층 더 풍성한 분위기를 만들어줬죠.
라일락은 지금이 한창입니다.
대웅전 주변 작은 정원에서,
은은한 향기로 다가와 발걸음을 붙잡더라고요.
비에 젖은 라일락 향은 평소보다 더 진하고 부드러웠어요.
홍매화는 거의 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몇몇 꽃잎이 가지 끝에 남아 있어
봄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어요.
마음에 등불 하나
연등제는 단지 불을 밝히는 행사가 아니었어요.
비 내리는 봉은사에서 걸음을 옮길수록,
무언가 차분하게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우산 아래 비와 함께 걷고,
향기 따라 눈길을 주고,
등불 따라 마음을 비우는 시간.
그렇게, 조용하지만 꽤나 강하게
하루의 끝이 나에게 스며들었어요.
봉은사 연등제 방문 팁
- 겹벚꽃, 라일락 포인트는 일주문과 대웅전 사이.
나무 아래에서 위로 보는 뷰가 가장 아름다웠어요. - 비 오는 날엔 저녁 6~8시쯤 방문이 최고!
연등 불빛이 가장 은은하게 퍼지는 시간이랍니다. - 봉은사 내 까페에서 수제차 한잔 먹으며 강남 코엑스를 보는 풍경이 매우 이색적이에요. 9시까지 운영하니까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 TIP: 차 한잔 먹어도 2시간 무료 주차권을 받을 수 있어요.
이번 봄, 조용한 저녁 산책이 필요하셨다면
봉은사 연등제, 특히 비 오는 날의 방문을 추천드릴게요.
꽃잎과 빗방울, 그리고 등불이 어우러진 그 순간은
마음 깊이 오래 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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